여전히 먼 ‘중국의 종교자유’
지난 일요일 베이징시내의 한 한인교회. 성탄절을 앞둔 예배여서인지 교회당의 분위기가 활기찼다. 교단에는 트리가 놓였고, 평소의 찬송가 찬미와 달리 성탄절 특창 순서가 마련됐다. 목사의 설교, 기도, 찬양 순서로 이어지는 예배는 한국의 여느 교회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중국에서 한국인의 종교활동은 활발하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교회를 다닐 수 있다. 중국 선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인 교회의 수는 다른 나라를 압도한다. 베이징에만 수십 곳으로 추산된다. 그중에는 신자 10명 안팎의 개척교회도 있고 수천명에 달하는 대형교회도 있다.
한인 교회를 통해 중국의 교회를 판단한다면 오산이다. 지난 9월 산시성 린펀에서는 신도 5만명의 초대형 교회인 '횃불교회'가 강제 폐쇄됐다. 400여명의 경찰과 철거반원들이 교회로 들이닥쳐 성경과 찬송가를 압수했다. 그 과정에서 신도 수십명이 병원으로 실려갔다. 목사와 장로 등 교회 지도자 5명은 구속됐다.
이들에게는 농지 불법 점용 및 교통방해죄가 적용돼 3~7년의 징역형이 부과됐다. 경찰은 횃불교회가 불법 건축물이어서 강제 폐쇄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도들은 당국이 지난해 교회 건립 때 건축중단을 요구하지 않았고 강제 철거 때에도 사전 예고가 없었다며 교회 폐쇄를 '종교 탄압'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의 교회 탄압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베이징의 서우왕교회는 공안당국이 세들어 있는 빌딩 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바람에 지난달부터 종교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상하이시는 최근 완방선교교회에 대해 폐쇄를 공식 통보했다. 모두 선교활동이 활발한 교회들이다.
중국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활동은 공산당의 통제하에서만 허용된다. 개신교의 경우 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에 등록한 '삼자(三自)교회'만을 인정하고 있다. 가정교회나 개척교회는 모두 불법이다.
현재 중국의 개신교신자는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삼자교회 소속은 200여만명이다. 중국이 염려하는 것은 80%에 달하는 비등록 교회의 움직임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기독교가 크게 확산되자 당국은 기독교 사상이 사회주의 체제를 균열시키는 제2의 파룬궁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선교단체에서 탈북자나 위구르인들의 망명을 주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인교회와 같은 외국인교회는 중국교회에 비해 자유롭다. 그렇다고 통제나 검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집회 장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인 대상의 선교는 금지된다. 자체 교회 건물을 갖는 데도 제약이 많다. 한 한인교회는 교회당을 완공하고서도 집회 허가를 받지 못해 여전히 호텔을 빌려 예배를 보고 있다. 베이징에서 목회활동을 하는 한 목사는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종교 자유를 표방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통제와 감시가 여전하다"면서 "중국 사회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게 종교정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조운찬 특파원 >
출처 : http://www.sermon66.com/news_view.html?s=index&no=153419&hd=1&s_id=&ss_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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