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사회와 선교

다문화 시대 선교방법

시골농군 2009. 5. 6. 15:35

다인종·다문화사회… 선교방법도 바꾸자

"땅끝까지 가서 선교하는 것만큼이나 '땅끝에서 온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도 막중합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100만명을 넘어섰다는 보도에 외국인 선교를 담당하는 목회자들의 목소리다. 이들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4913만명)의 2%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수치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미래의 선교사입니다=한국생활 13년차에 접어든 이란인 호자트(42·서울장신대 3)씨. 돈을 벌기 위해 불법 체류자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복음을 받아들였다. 무슬림이었던 그는 개종했다는 이유로 본국 입국을 거절당했다. 갈곳이 없던 그는 2004년 국내 최초로 종교난민 지위를 획득했다. 이듬해 한국인 여성과 결혼까지 해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터키나 타지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복음을 전할 계획이다.

외국인노동자 선교단체인 나섬공동체 대표 유해근 목사는 "호자트씨는 국내에서의 외국인 선교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외국인 근로자로 입국→복음 수용→귀국→선교사로 활동'하는 일련의 과정은 체류외국인 선교 담당자들이 구상하는 사역 로드맵이다.

국내체류 외국인 2명 중 1명(50여만명)은 노동자이며, 이들 중 상당수가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 비기독교권 국가 출신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사역의 의미가 더 깊어진다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역의 내용도 진화중이다. 과거에는 임금체불 해결이나 기본권보장 등 노동·인권운동 측면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예배와 긍휼(의료·생활지원)을 사역의 중심에 두고 있다고 한다. 온누리교회의 외국인 예배사역팀 '온누리 미션'의 이경희 간사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로행위에 대한 정부차원의 법적 인권적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좀더 신앙적인 측면의 사역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특히 예배와 의료지원, 생활 지원 등을 통해 상호 관계성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가정에 한걸음 더=국내 체류 외국인 중에는 한국인과 결혼해 정착한 이주외국인이 10만4700여명이다. 2002년 3만4700여명에서 5년 만에 3배나 증가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 전략을 이제 이들 부부, 더 나아가 자녀를 동반한 가정 중심으로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외국인노동자의 집 김해성 목사는 "국제 결혼으로 생긴 다문화 가정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이제 우리나라도 단일민족이라는 깃발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며 "다인종, 다문화에 맞는 선교 지평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가 지난달 초 서울 가산동에 개관한 다문화복지센터는 다문화가정 선교를 위한 전초기지나 다름없다. 센터에서는 한국 남성과 결혼해 정착한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문화 및 한국어 교육이 주로 이뤄지며, 다문화 어린이집에서는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김 목사는 향후 다문화 학교도 건립할 계획이다.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나는 자녀들의 교육도 교회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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