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교회의 의식(儀式)과 규
율(規律)
이곳 제주도는 이제 지리하던 장마비와 태풍의 위협을 뒤로하고 맑고 높고 파아란 하늘이 아름다운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의 솜씨를 마음껏 찬양하며 우리의 신앙적 열심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곳의 지금 기후는 어떤지 그리고 신앙생활 하기에는 알맞은 날씨인지 궁금하군요.
방송강의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한 학기를 마치려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비록 적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중세교회의 의식과 규율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중세교회의 생활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들을 수 있습니다. 첫째로 교회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 이적과 신앙적인 환상,입신등의 체험갈망, 고행과 순례, 선행 금식 쉬지않는 기도와 자선등의 자기학대 수행등이었습니다. 이러한 중세교인들의 생활은 일반적으로 교회의 모든 명령과 의식(儀式)에 철저히 순종함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점이 특이할만 합니다.
교회는 일찌기 7가지의 성례를 정하여 실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7성례가 확정된 것은 플로렌스(Flolence)회의(1439년)에서 확정되었지만 이미 12세기 이전부터 교회에서 행해져왔던 것입니다.
이 7가지 성례는 세례, 견신례, 성찬례, 고해성사, 종부성사, 신품성사, 혼배성사였습니다. 이 성례들은 다 그리스도가 직접 주신것으로 여겨왔으며 또 거기에는 초자연적이고 이적적인 능력이 있다고 믿어졌습니다. 이중 특히 성도들의 생활과 연관되어 중요하게 여긴 것은 성찬례, 고해성사, 종부성사등이었습니다.
성찬례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서 오늘날에도 카톨릭교회에서는 매번 미사때마다 성찬식을 거행합니다. 이 미사라는 말 역시 성찬례라는 단어에서 생긴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번 미사때마다 성찬례를 거행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의 몸을 소유하지 않으면 구원 밖에 있다는 교리 때문에 항상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먹고 살아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세교회의 책벌중 가장 무서운 책벌은 성찬례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수찬정지(interdict)였습니다. 8월 12일 강의에서 살펴보았던 교황권과 세속권의 대립에 있어서 교황권이 강할 때 교황들은 바로 이 수찬정지를 무기로 교황의 말에 복종하지 않는 왕들을 수찬정지 시킴으로써 백성들이 수찬정지를 당한 왕에게 복종하지 않게 만듦으로 왕을 굴복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카톨릭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중세교회의 성찬례는 주님의 몸인 떡은 일반성도들에게 베풀지만 주님의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는 절대로 베풀지 않고 신부들만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성찬을 베푸는 빵과 포도주가 성찬을 베푸는 순간 주님의 살과 피로 변한다는 화체설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평신도들은 떡만 받아도 그리스도의 몸 전체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기에 그리스도의 피를 실수하여 흘리는 잘못을 범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경건한 행동을 하는 신부들만이 조심스럽게 그 잔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스콜라 신학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성례에 참에하는 사람이 교만, 탐욕, 정욕, 분노등의 죽음에 이르는 죄만 범하지 않으면 주례하는 신부가 아무리 부도덕하고 비 신앙적인 자라 할지라도 올바른 형식으로 집례하기만 하면 그 성례를 인정하였던 것입니다.
두번째로 고해성사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이 고해성사는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참회하는 의식이었습니다. 본래는 공중고백(公衆告白)과 사고백(私告白)으로 나뉘어 졌는데 공중고백은 악질적이며 일반 공중들이 다 알고 있는 죄에 대한 고백을 공중들 앞에서 고백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회개는 너무도 치욕적이었기 때문에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 갔습니다. 그리고 사고백은 신부앞에서 일대일로 고백하는 것으로 철저히 그 비밀이 보장되었습니다. 만일 고해성사를 들은 신부가 그것을 폭로하면 중벌을 받도록 되었습니다. 이 고해성사에 대하여 신부는 그 죄의 경중에 따라 금식, 자선, 순례, 자기학대, 연보 등의 보속(Satisfaction)을 행하도록 명한 후 그 사죄를 선언하였습니다. 신자들은 1년 최소한 1회이상 고해성사를 하도록 제4회 라테란(Lateran)회의(1215년)에서 결정되었으며 후일 이 보속은 종교개혁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면죄부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이외에도 중세교회는 많은 절기와 의식들이 행해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절기로는 매 주일, 그리고 요즈음 사순절로 지켜지고있는 수난주간의 렌트(Lent), 부활절, 성탄절, 오순절등을 지켰으며 1334년 부터는 오순절 다음주일을 삼위일체주일로 지키게 되었고, 마리아의 임신을 축하하는 마리아 무죄 임신 축일, 세상을 떠난 모든 성자들의 축일인 만성절등 날이 갈수록 많아져 축제일의 수가 거의 100일에 가까왔습니다.
또한 일반 평신도들 사이에서는 성자숭배가 일반화 되었습니다. 이는 각 마을이나 산업단체마다 수호성자를 정해 그에게 기도하며 수호를 위탁했으며, 이러한 수호 성자들은 수없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마리아예배가 성행하였고 13세기 이래 묵주를 돌리며 기도하는 묵주신공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중세교회의 의식과 규율은 다양하게 발전하였습니다. 하지만 개신교적인 입장에서 성경적으로 보면 이러한 의식과 규율들은 몇가지 잘못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고해성사시에 보속행위를 통하여 죄사함을 받는다는 사상은 잘못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이 보속을 통한 죄사함의 사상은 면죄부 사건을 일으켜 종교개혁을 식작하게 만들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성자숭배사상과 그들을 통한 기도는 잘못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혹 우상을 숭배하는 사상과 착각을 일으킬 수도 있게 만들고 있으며 오직 우리의 기도는 나 자신이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나님께 직접 하는 것이지 성자들에게 하나님께 대신 간구해 줄것을 부탁드리는 것 자체가 잘못된 사상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신교의 교단들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보수성을 견지하는 교단들은 카톨릭을 우상을 숭배하는 이단으로 규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갈라질 당시에 서방 카톨릭의 교부들은 동방교회의 성상숭배를 철저히 거부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오히려 그 카톨릭교회에서 성상숭배가 일반화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참고적으로 말씀드리면 개신교회에서는 세례와 성찬례만을 성례로 인정하고 있으며, 성상을 섬기거나 거기에 기도, 예배하는 것을 절대로 금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세 카톨릭교회의 의식과 규율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우리가 없는 시간을 쪼개어 이 강의를 듣는 것은 바로 역사를 올바로 공부하고 그 속에서 계승하여야 할것은 잘 계승하고 고쳐야 할점은 과감히 교쳐나가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의 강의를 통하여 우리의 믿음의 삶 속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고쳐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시간에는 십자군전쟁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