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가정사역자들이 말하는 내조 5원칙

시골농군 2009. 6. 20. 15:36

최근 경기 침체로 사업에 실패하거나 실직 또는 실직 위기감을 느끼는 가장이 적지 않다. 늘 위기감에 쫓겨 살아온 이들이 실직, 사업 실패 등의 고난을 당하면 '내가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이것밖에 안 되는가'라는 좌절감에 빠지기 쉽다.

남성의전화 이옥이 소장은 "직장 내 갈등과 실직 등의 상담이 예전에 비해 급증하고 있다"며 "대부분 남성들은 실직 위기를 아내에게 솔직히 털어놓지 못해 또 다른 가정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편들이 아내에게 자신의 위기 상황을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못난 남편으로 보일까봐, 무시당할까봐, 아내에게까지 고민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것.

그러나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몸을 이룰지로다"(창 2:24)는 말씀은 부부가 모든 것을 드러내도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부부는 삶의 무게를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목회자들은 말한다. 또 궁극적인 인생의 안정을 세상에서 찾지 말고 하나님 편에서 찾아 새로운 인생이 시작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을 권면했다.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말처럼 쉽지 않다. 무엇보다 가족들의 태도가 중요하다. 특히 아내의 역할은 남편을 재기시킬 수도,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 수도 있다. 가정 사역가들은 실직가장을 돕는 아내의 다섯가지 내조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우선 감정의 수위를 맞춘다. 대화를 통해 남편의 자존심이 얼마나 상해 있는지 살핀다. 강박적인 신경증에 시달리고 있는지 판단하고 심할 경우 전문가를 찾게 한다. 온 가족이 문제에 대해 나누고 고난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결국 남편은 아내의 이해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정감을 갖는다.

두 번째는 남편을 평가하는 가치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즉 지위나 수입으로 남편을 인정하지 말고 열심히 일하는 그 자체를 격려하고 평가한다. 특히 40, 50대 가장은 자기 가치 기준을 사회 공동체의 기여도로 삼고 있으므로 남편이 가정에서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알린다. 남편의 장점을 찾아내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세 번째는 남편이 갑자기 말수가 적어지고 가까운 사람을 만나도 사무적으로 대하는 등 삶이 삭막하다고 토로해올 때 아내는 '방황의 징표'로 체크하는 것이다. 이럴 때 아내는 남편의 가까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도록 한다. 친구들이 정신적인 지지가 될 수 있다.

넷째는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어려움이 닥치면 제일 먼저 '왜?'란 질문을 한다. 대개 '왜?'에 대해 알 수는 없지만 그 고통이 우리 안에서 의미하는 바를 확인해가면서 고통의 목적을 설정한다. 즉 연단, 인내, 소망, 풍성함, 오래 참음(요 15:2, 롬 5:3∼5, 약 1:3∼4) 등이다.

다섯째는 남편에게 시간을 주고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서두르지 말고 남편의 방식대로 극복하도록 하되 용기를 잃지 않게 격려한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