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회)죽을만큼 부끄럽다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감리교 목회자들 "예레미야 심정으로 회개"…이마에 십자가 긋고 옷 찢고 통회
▲ 6월 19일 감리교의 개혁과 변화를 열망하는 목회자 1000여 명이 광화문 종교교회(목사 최이우)에 모였다. 감독회장 선거 사태로 불거진 교단의 분열과 혼란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다며 한목소리로 ‘우리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감리교의 개혁과 변화를 열망하는 목회자 1000여 명이 6월 19일 광화문 종교교회(목사 최이우)에 모였다.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감리교 현실을 놓고 함께 회개하며 자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감독회장 선거 사태로 불거진 교단의 분열과 혼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목회자들은 감리교가 자정능력을 상실했으며 교회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규정했다. 가장 큰 책임은 자신들에게 있다며 한목소리로 ‘우리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했다.
“우리의 죄입니다”
조화순 목사(대회 지도위원)는 “죽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 어디 가서 목사란 말을 꺼낼 수가 없다. 하루만 하는 회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돌아서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설교를 전한 우병설 목사(광명교회)는 “웨슬리 당시 감리교인은 신실하다고 평가받았다. 선한 영향력을 미쳐야 할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나. 예레미야와 같은 심정으로 회개하자”고 강조했다.
▲ 목회자들은 회개의 의미로 목에 재색 영대(성직자가 목에 걸치는 긴 헝겊 띠)를 걸치고 이마에 재색 십자가 무늬를 칠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목회자들은 회개의 의미로 목에 재색 영대(성직자가 목에 걸치는 긴 헝겊 띠)를 걸치고 이마에는 재색 십자가 무늬를 칠했다. 일부 목회자는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며 옷을 찢는 퍼포먼스도 했다. 참석한 모든 이들은 “감리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걸 보면서도 방관하고, 무책임한 냉소주의에 빠진 채 교만했다”고 비전선언문을 통해 고백했다.
변화와 갱신을 위한 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했다. 먼저 △감리교 현안 △공교회성 회복 △제도 개혁을 두고 세 목회자가 의견을 제시했다. 이주연 목사(산마루교회)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문제를 일으켜도 다시 교권을 쥐거나 강화해왔다”고 지적했다. 구조적인 개혁을 위해 본부에 몰린 권력을 분권화·경량화·투명화하고 지방회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교회성 회복하고, 제도 개혁해야
개체교회 이기주의와 물량주의, 대형교회와 미자립교회의 양극화를 지적하며 특단의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철 목사(좋은나무교회)는 “교회가 교세확장에 치중한 나머지 물량주의가 판을 치고 특정인이 교회를 사유화하기도 한다. 감리교 목회자 절반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으로 목회하고 있다. 최저생계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교회론을 따라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성래 목사(삼선교회)는 총대의 선출을 현재처럼 연급순서대로 할 것인지 직능별‧성별‧연령별로 할 것인지 논의해 전문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독 및 감독회장 선거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며 “학연과 지연과 금권 때문에 파벌을 조장하거나 나눠 갖기 식으로 변질한 선거 풍토를 종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회자들은 연령별로 흩어져 세 가지 사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수십 명의 목회자가 목회자 세습 방지책과 다양한 은급제도 개편안, 본부에 내는 부담금 축소·폐지안 등을 제시했다. 감독회장 선거로 불거진 혼란에 대해 김국도 목사 측과 장동주 전 선거관리위원장 등에게 구체적인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주장도 여러 차례 나왔다. 김성국 목사는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 책임을 묻지 않으면 어떤 자정이 있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준비위원회 측은 연령별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묶어 백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목회자들은 감리교회를 향한 각자의 소망을 리본에 적어 밧줄에 달았다. 준비위는 변화를 향한 열망이 담긴 밧줄을 십자가에 묶었다. 목회자들은 십자가 앞에서 비전선언문을 낭독했다. 한편, 비전선언문 초안에 언급된 ‘연회장제도 도입’이란 구절이 논란을 빚자 목회자들은 이 구절을 생략해서 공표했다.
“선거무효소송 판결 수용해야“
목회자들은 비전선언문에서 감독회장 문제로 소송을 진행 중인 당사자들을 향해 “본안 판결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감독회장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인 신기식 목사는 “관련된 모든 소송을 다 포기하길 촉구하고 총회에서 매듭짓자. 직무대행도 있지 않은가. 한꺼번에 다 털지 않으면 또 혼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6월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신 목사가 제기한 선거무효소송에 대해 조정회부결정을 내렸다. 조정당사자는 채권자인 신기식 목사와 채무자인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이다. 첫 번째 조정회의는 7월 6일 열린다. 신 목사는 1심 판결에서 기각될 경우 항소한다는 입장이다.
다음은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에서 발표한 비전선언문 전문이다. 이어서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를 지지하며 서명한 2067명의 명단이다. 준비위원회는 이들 모두가 준비위원이라고 했다.
출처 : http://www.sermon66.com/news_view.html?s=index&no=151340&hd=1&s_id=&ss_id=